정지선 vs 정용진, '유통업 국가대표' 대결
정지선 vs 정용진, '유통업 국가대표' 대결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6.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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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여의도동 22번지에 신축될 대형 복합시설 '파크원' 조감도.

 

- “대한민국 자랑으로” vs “한국 최고 랜드마크

- 대표적 유통 오너 3, 막대한 투자 맞불 화제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공격적 투자로 거대한 대결에 나선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9일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의 오픈식에서 대한민국의 자랑으로 사랑받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통 큰 포부의 배경에는 스타필드 하남의 규모가 담겨있다. 정 부회장은 유통업 위기 속에서 스타필드 하남에 1조원을 투자했다. 그의 야심작이 유통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정지선 회장이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 회장은 지난 21일 서울 최대 규모 백화점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한국 최고의 랜드마크를 조성하겠다는 것이 그의 다짐이다. 6년째 철골 구조물로 방치된 서울 여의도 파크원을 탈바꿈할 계획이다.

유통업계의 대표적 오너 3세인 두 사람이 거침없는 투자 열전을 시작한 것이다.

 

은둔의 경영자에서 승부사로

 

이날 현대백화점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건설되는 대형복합시설 파크원에 2020년 서울 시내 최대 규모의 백화점을 연다고 밝혔다. 파크원 개발시행사인 Y2227일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지하 7~지상 9, 영업면적이 89100(27000)에 달한다. 수도권 백화점 중 영업면적이 가장 넓은 현대백화점 판교점(92416, 28005)에 버금가는 규모다.

정지선 회장은 이 백화점을 한국의 랜드마크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직접 개발 콘셉트와 방향을 잡는 등 이번 사업 추진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현대백화점그룹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의 여의도 출점은 정 회장이 최근 펼친 공격 경영의 연장선이라는 평가다. 정 회장은 지난해 2월과 올 4월 김포와 송도에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을 잇따라 오픈하고 2019년에는 다산신도시에 49500규모의 프리미엄아울렛을 추가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였다. 향후 5년 안에 수도권에만 18개의 백화점 및 아웃렛 점포를 갖게 되는 것이다. 다음달 추가로 선정되는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에도 도전장을 낸 상황이다.

패션부문은 계열사인 한섬을 중심으로 확장하고 있다. 한섬은 지난달 신규 여성복 브랜드 래트 바이 티를 내놨다. 한섬이 새 여성복을 출시한 것은 1997SJSJ 이후 20년 만이다. 정 회장은 20124200억원을 들여 처음으로 패션업체 한섬을 인수했다. 회장 취임 후 은둔의 경영자로 불릴 만큼 외부 노출을 꺼렸던 그가 공격 경영에 나선 신호탄이기도 했다. 당시 무리한 투자라는 지적을 들었던 한섬은 인수 시점보다 50% 증가한 7000억원대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는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3000억원 수준에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경우 신세계 인터내셔널을 제치고 삼성물산(패션부문), LF에 이어 패션 빅3’을 이루게 된다. 이와 함께 동양매직 인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생활용품의 핵심 중 하나인 주방 가전 시장이 앞으로 더 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2020 목표 향해 투자 가속화

 

정용진 부회장도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다.

작년 개장한 일산 이마트타운은 투자한 자금이 2500억원에 달한다. 온라인 사업을 키우기 위해 경기도 김포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도 열었다. 여기에 1500억원이 투여됐다. 올해 신세계 최대 프로젝트인 스타필드 하남에는 1조원을 투자했다. 원데이 쇼핑, 문화, 레저, 관광, 힐링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복합 체류형 공간이다. 연면적이 축구장 70개에 달하는 46(139000)이다. 단일 건물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주차장은 6200대의 동시 주차가 가능하다.

정 부회장은 유통업의 미래는 업체 간 시장점유율이 아닌, 고객의 일상을 점유하는 라이프 셰어(life share)에 달려 있다신세계의 유통 노하우를 교외형 복합 쇼핑몰에 결합했다고 말했다. 단순히 쇼핑하는 공간이 아니라 레저, 힐링이 결합된 신개념 놀이터를 선보이겠다는 의도다. 신세계 그룹은 오픈 1년차에 매출 8200억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향후 3~4년 내에 누계 매출 5조원을 달성해 그룹의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각오다. 또한 스타필드 하남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고양 삼송, 안성, 인천, 청라·송도, 부천 등에도 교외형 복합쇼핑몰을 세울 계획이다.

정 회장은 2010년 매출 20조원과 이익 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 2020’을 선포한 바 있다. 이후 매년 새 점포 1곳을 열었던 정 회장의 행보는 최근 들어 더욱 빠르고 선명해졌다. 대한민국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오너 3세들의 투자 대결이 본격적인 막을 올린 것이다. 막대한 규모를 둘러싼 승부에서 누가 웃게 될 지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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