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회장만 오매불망 기다린 CJ, 뜻밖의 ‘악몽’
이재현 회장만 오매불망 기다린 CJ, 뜻밖의 ‘악몽’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6.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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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현 CJ그룹 회장

오너의 귀환만 손꼽아 기다렸던 CJ그룹이 쓴웃음을 짓고 있다. 이재현(56) CJ그룹 회장은 돌아왔지만 예상 밖의 시나리오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현 회장의 특별사면 후에도 CJ그룹 계열사들에서 돌발악재가 터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감몰아주기 과장금 부과와 압수수색, 각종 비리 의혹 등이 연이어 겹쳤다. 

CJ헬로비전은 이달 초 경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았다. 200억원대의 허위세금계산서 발행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조치다. CJ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CJ제일제당도 온라인 판매점들을 대상으로 가격 인상과 각서를 요구하는 등 온라인 저가 판매를 막았다는 의혹을 받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이에 정부가 CJ그룹을 향해 다시 칼끝을 겨눈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오너 부재로 침체됐던 CJ그룹은 앞서 이 회장의  경영복귀로 활기를 되찾는 듯 했다. 하지만 단꿈은 잠시, 안갯속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 회장의 동생이 소유한 회사에 CJ CGV100억원 가량을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공정거래법 위반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검사 이준식)20CJ CGV가 계열사인 재산커뮤니케이션즈와 스크린광고 대행 계약을 하는 형식으로 약 102억원을 부당 지원한 의혹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재산커뮤니케이션즈는 이 회장의 동생 재환 씨가 지분을 100% 소유하면서 대표로 재직 중인 회사다.

공정위는 지난 9월 말 “CJ CGV20058월부터 재산커뮤니케이션즈와 광고대행 계약을 맺고 201111월까지 정상적인 액수보다 많은 위탁 수수료를 지급해 총 1024300만원을 부당하게 지원했다CJ CGV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국내 1위 영화관 사업자인 CGV2005년 재산커뮤니케이션즈가 설립되자 기존 거래처와의 광고영업 대행계약을 일방적으로 종료한 것으로 보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57월까지 산양씨엔씨와 스크린광고 대행 계약을 맺었지만 갑자기 거래 중단을 통보한 뒤 재산커뮤니케이션즈로 거래처를 바꿨다는 것. 재산커뮤니케이션즈는 당시의 CGV 전체 상영관 42곳의 스크린광고 업무를 모두 맡았다.

CGV는 수수료도 기존 거래처보다 25%나 많이 지급하기로 했다. 수수료를 내릴 수 있는 여건이 돼도 높은 수수료율을 유지했다.

결국 재산커뮤니케이션즈는 200533%의 시장점유율이 201159%로 껑충 뛰었다. 편법지원을 받은 기간중 평균 영업이익률(50.14%)은 광고대행 업종 평균(8.52%)6배에 달했다. 이 같은 지원을 등에 업고 1위 시장 사업자의 자리를 유지해온 것이다.

CGV의 부당지원은 201112월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고 기존 거래처와 비슷한 수준으로 수수료율을 내리면서 끝났다.

검찰은 공정위 고발사건 공소시효가 다음달 만료되는 점을 감안해 최대한 신속히 수사할 방침이다. 조만간 서정 CJ CGV 대표 등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CJ는 최순실 씨와 가깝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CF감독 차은택 씨와 연루되면서 시끄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CJ E&M이 고양 K-컬처밸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관련 부지를 경기도로부터 땅값 1% 수준의 헐값에 대부받은 정황이 포착돼 경기도 의회가 조사에 들어간 것이다. 앞서 차 씨와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만난 날, 공교롭게도 차 씨가 추진하는 K밸리 사업자로 CJ가 결정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이 과정에서 830억원짜리 땅을 헐값에 대부받는 부당한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이 뒤따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 회장은 미국에서 치료를 받을 계획이다 . CJ측은 이 회장이 지금도 그룹의 주요 현안을 꼼꼼히 보고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한때 젓가락질조차 어려울 만큼 상태가 안 좋았지만 특사로 풀려난 뒤 상태가 호전돼 휠체어에 앉거나 가까운 거리를 지팡이를 짚고 걸을 수 있다. 이 회장은 치료를 마치고 이르면 내년 초 경영 일선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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