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우로 물난리가 난 충청북도에서 인명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이 와중에 충북도의회 의원들이 프랑스와 이태리 2개국 유럽 연수를 떠나 빈축을 사고 있다. 결국 이들은 귀국키로 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의회(의장 김양희) 행정문화위원회 김학철 위원장과 박봉순·박한범(자유한국당), 최병윤(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4명과 의회사무처 직원 3명, 도청 관광과 직원 1명 등 8명은 18일 오후 8박10일 일정으로 출국했다. 행선지는 파리를 거쳐 마르세유, 니스 등 프랑스와 제노바, 피렌체, 밀라노와 '물의 도시'로 유명한 베니스 등 이태리 일대다. 연철흠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과 이언구 의원(자유한국당) 등 2명은 연수를 포기했다.
지난 16일 내린 폭우로 19일 현재 집계된 충북지역 인명 피해는 사망 6명, 실종 1명에 이른다. 하지만 이들 도의원은 17일 정부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촉구하는 성명서까지 냈으면서도 바로 다음 날 짐을 꾸린 것.
도의회 측은 올해 초 한 차례 연기를 해서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연수를 가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들 8명의 연수 비용은 4000여만 원이다. 의원은 한 명당 도비 지원 500만원과 개인부담 55만5340원, 공무원은 한 명당 도비 지원 500만원과 개인부담 3만9680원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실이 보도되자 이에 대한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충청북도의회 홈페이지 ‘도민참여’ 메뉴의 발언대에서 (http://council.chungbuk.kr/source/korean/open/speak1.html) 신모씨는 ‘충북이 물난리가 난 마당에 베니스로 도민의 세금을 탕진하러 간 충북도의원 4명과 공무원 8명은 즉각 사퇴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외유성 출장을 간 의원들을 성토했다.
신씨는 “7월 18일 JTBC를 통해 보도된 충청북도의원 4명과 관련 공무원 8명의 외유성 출장 뉴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자부담으로 갔어도 분개할 마당에 도민의 세금을 1인당 5백여만 원의 경비를 지출하면서 베니스로 외유성 출장을 간 사실은 도의원과 도공무원으로의 자격 상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여전히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고위공무원이 남아있고, 여전히 도민을 개돼지로 보는 도의원과 도공무원도 남아있음이 다시 드러난 사례”라며 “낙선운동과 퇴진운동, 그리고 공무원 퇴출운동을 통해 충북도민들은 개돼지가 아님을 저들에게 분명히 보여야겠다”고 주장했다.
비판이 거세지자 결국 충북도의회는 도의원 4명과 직원 등을 조기 귀국시키기로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도의회는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연수단 귀국을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귀국 시점은 현지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충북도의회는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전 충북 도민이 깊은 상실감과 아픔에 잠겨 있는 상황에서 해외연수를 강행한 것은 그 어떤 사유로도 정당화·합리화될 수 없다”며 “도민들에게 정말 씻기 어려운 큰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고개 숙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