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사이버사령부, 민간인·언론 대상 비방 공작 드러나
軍 사이버사령부, 민간인·언론 대상 비방 공작 드러나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7.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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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화·공지영·한겨레·미디어오늘·참여연대 등... 정원 1750명 확대 추진도

군 사이버사령부의 민간인 대상 비방공작이 드러났다. 또한 사이버사가 지난 2012년 총선·대선을 전후해 대규모 증원을 추진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부산 연제)은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 작전 요원들이 소설가 공지영씨, 방송인 김미화씨와 진중권 교수 등 유명인을 대상으로 한 비방 공작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 사이버사령부 요원이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방송인 김미화씨와 한겨레신문 비방 자료(김해영 의원실 제공)

군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의 ID 활동을 분석한 결과 공씨와 김씨, 진 교수, ‘고대녀로 알려진 김지윤씨 등 민간인뿐만 아니라, 한겨레신문·부산일보·미디어오늘·아시아투데이 등 언론사와 참여연대 등의 시민단체를 상대로 한 작전을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이버사령부의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유명인들을 상대로 한 작전활동이 최초로 확인된 것이다.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은 주로 만화·유튜브 동영상·시나리오 등 콘텐츠 생산 작업에서 활동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해영 의원은 군에서 일반인과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비방 목적의 이미지를 제작해 유포시킨 행위는 대단히 부적절한 것으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 제44(정보통신망에서의 권리보호 및 명예훼손)내지는 군 형법 제94(정치관여) 혐의로 엄중히 다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이버사령부는 또한 2012년 총선과 대선 시기에 인력을 대규모로 충원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이버사 내부문서인 육군 사이버 전문 인력 소요 판단 결과 보고에 따르면 사이버사가 2013년부터 올해까지 소속 인원을 1750명의 대규모로 증원하려한 것으로 드러났다.

▲ 사이버사령부 내부문서인 <육군 사이버 전문 인력 소요 판단 결과 보고> (사진=김해영 의원실 제공)

이 문건에 따르면 사이버사는 19대 총선 직후인 201253, 사이버 전문 인력 258명이 필요하다고 육군 측에 통보했다. 사이버사는 해당 문건에서 구체적으로 대령 2, 중령 11, 소령 29, 대위 45, ·소위 31, 부사관 37, 군무원 101명 등을 거론하면서 ‘20132017년 사령부 중기부대계획에 의거 1750명 완편 기준으로 작성했다고 적시했다.

이미 보도된 바와 같이 사이버사는 20127월 군무원을 이례적으로 79명이나 추가 선발해 이 중 47명을 사이버 심리전을 담당하는 530 심리전단에 배치해 정치 댓글 활동 등을 강화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김 의원은 사이버사가 인원을 대폭 늘려 조직을 확대 편성하려 한 정황으로 보인다문건의 작성 시점이 새누리당이 19대 총선에서 과반인 152석을 얻은 직후여서, 총선 전 정치 댓글 공작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둔 사이버사가 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를 의도한 것으로 해석했다.

사이버사의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전후한 각종 공작 활동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이 모든 일의 배후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있다는 주장은 끊임없이 제기됐다. 과연 헌법에서 규정한 군의 엄정한 정치적 중립을 위반한 이번 사건이 MB까지 연결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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