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호 신한은행장, 기관영업 흑역사 반복
위성호 신한은행장, 기관영업 흑역사 반복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7.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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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성호 신한은행장

10년째 신한은행이 도맡은 국민연금 주거래은행 자리를 우리은행이 차지하게 됐다.

신한은행은 경찰 공무원 대상 대출 사업권에 이어 국민연금과의 계약도 다른 은행에게 내어주면서 비상에 걸렸다. 기관영업의 강자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진 셈이다.

금고 쟁탈전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신 위성호 신한은행장의 리더십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연금보험료 수납과 연금 지급, 운용자금 결제 등 공단의 금융 업무를 수행할 주거래은행 우선협상대상자로 우리은행을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국민연금은 이후 현장실사 등을 거쳐 우리은행과 최종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계약기간은 2018년부터 3년간으로 향후 평가 결과에 따라 1년씩 최대 2년 더 연장 가능하다.

이번 국민연금 주거래은행 입찰에는 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까지 국내 4대 시중은행이 모두 참여해 어느 때보다 공을 들였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자산 600조원, 가입자 2183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연기금의 금고 역할을 맡는다는 상징성 때문이다.

이날 은행별 제안서 발표회에는 위성호 신한은행장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직접 참여할 정도였다. 함영주 행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총회 참석차 미국 출장을 떠나 참석하지 못했다.

당초 금융권에선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2파전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우리은행이 전담조직까지 구성해 주거래업무 뿐 아니라 정보화 사업이나 중장기 전략까지 준비한 끝에 최종 선정됐다.

2007년부터 올해까지 10년간 국민연금 전담 은행을 맡아온 신한은행 입장에선 10년간의 수성 실패가 가장 뼈아프게 됐다. 특히 최근 국민은행에 빼앗긴 참수리 대출에 이어 또다시 기관금융 시장에서 패배를 기록한 것은 치명타라는 말이 나온다.

앞서 지난 7월 국민은행은 역시 신한은행이 지난 10년간 운영해왔던 경찰공무원 전용대출 주거래은행 자리를 차지해 향후 5년간 14만명에 달하는 경찰 대상 최저 1%대 특화대출인 무궁화 대출을 독점 공급하게 됐다.

이 대출은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2012년 신한은행 리테일 부문장 겸 영업추진그룹 부행장으로 있을 당시 주도해 만든 상품이다. 하지만 이를 KB국민은행에 넘겨주는 씁쓸함을 맛봐야 했다. KB국민은행은 5년 동안 이어 온 참수리 대출 이름을 지우고 무궁화 대출을 탄생시켰다. 이 공을 인정받아 허인 영업그룹 대표는 차기 국민은행장으로 내정됐다.

이렇다 보니 신한은행의 기관영업력과 위성호 행장의 경영 리더십이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연말까지 주요 기관과 단체의 주거래은행 입찰이 줄줄이 남아있다. 은행들의 각축전이 더욱 뜨거워진 가운데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을 비롯해 국내 채권, 국내 대체투자, 사무관리 등 4개 분야를 맡을 수탁은행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번에도 신한은행 등 4대 은행이 수탁은행 자리를 노리고 있다. 여기에 대전시·강원도·충청북도·전라남도 등 4대 지자체를 포함한 100여 곳의 지자체에서 새로운 금고 은행을 선정할 예정이다.

기관영업의 강자는 신한은행이라는 등식이 깨지면서 위 행장이 남은 영업전에서 묘수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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