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억 횡령·350억 부적정 대출’에도 인사상 책임엔 ‘묵묵부답’ 임종룡
‘180억 횡령·350억 부적정 대출’에도 인사상 책임엔 ‘묵묵부답’ 임종룡
  • 허홍국 기자
  • 승인 2024.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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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그룹 핵심 계열사 우리은행 잇딴 ‘악재’ 터져...내부통제 ‘구멍’·도덕적 해이 ‘심각’
임 회장 CEO급 인사상 책임 단행 조치 여부 질의에 미회신, 지주 홍보팀 “답변할 일 아냐”
우리금융그룹 임종룡 회장이 지난달 12일 우리금융 본사에서 열린 2024년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워크숍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 우리금융
우리금융그룹 임종룡 회장이 지난달 12일 우리금융 본사에서 열린 '2024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워크숍'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 우리금융

[한국증권신문_허홍국 기자] '180억 원대' 횡령에 이어 이번엔 '350억 원' 규모의 ‘부정적대출’이다. 우리금융지주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올해 현 주소다.

하지만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그룹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 내부통제에 구멍이 뚫린 상황에서도 CEO급 인사상 책임은 물지 않을 전망이다.

자신을 포함한 경영진의 책임이라고 하면서 지주사 및 우리은행 임직원을 상대로 ‘환골탈태’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CEO급 및 임원 대상 인사상 책임 조치 여부 질의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 중이다.

14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우리은행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을 대상으로 총 616억 원 규모의 42건의 실행된 대출 가운데 28건, 총 350억 원이 절차를 따르지 않고 부적정하게 이뤄진 것을 수시검사로 적발해냈다.

이 가운데 부실이 발생했거나 연체 중 대출은 지난달 19일 기준으로 전체 대출 건 중 19건으로 269억 원 상당이다.

해당 대출 건 중 다수는 우리은행 지역본부장 A씨 주도로 취급됐고, 해당 본부장은 면직된 상태다.

손 전 회장 친인척 대상 대출 건은 지주사 및 은행에 지배력을 행사하기 이전에는 5건, 총 4.5억 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 “경영진 책임, 철저히 반성해야”

임 회장은 이 같은 사실이 금감원을 통해 공식적으로 널리 알려지는 시점인 지난 12일 오전 자신의 주재로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지주사, 우리은행 전 임원이 참석한 긴급 임원 회의를 열고 공식 사과했다.

임 회장은 이 자리서 최근 불거진 전임 회장 친인척 관련 부적정 대출에 대해 “우리금융에 변함없는 신뢰를 가지고 계신 고객님께 절박한 심정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부당한 지시, 잘못된 업무처리 관행, 기회주의적인 일부 직원들의 처신, 여전히 허점이 있는 내부통제시스템 등이 이번 사건 원인이며, 이는 전적으로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을 이끌고 있는 저를 포함한 여기 경영진의 피할 수 없는 책임”이라며 “우리 모두가 철저히 반성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지금의 상황을 하나하나 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임 회장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 왔던 기업문화, 업무처리 관행, 상·하간 관계, 내부통제 체계 등을 하나부터 열까지 되짚어보고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철저하게 바꾸어나가는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사건과 연계된 수사 과정에 최대한 협조해 “시장 의구심이 있다면 사실에 입각해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도 했다.

조 우리은행장도 같은 자리서 “은행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과거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인식하고 조치를 취해야 할 부분은 반드시 명확하게 규명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조 은행장은 “규정과 원칙을 준수하지 않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기반한 ‘원 스트라이크 아웃(One Strike Out)’ 제도를 통해 정도경영을 확고하게 다져 나가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그룹 전경 © 우리금융
우리금융그룹 전경 © 우리금융

◇ 인사 조치 없는 ‘환골탈태’ 선언

우리금융지주는 2년 전인 2022년에도 그룹 계열사인 우리은행 전 기업개선부 소속 차장급 직원에 의해 712억 원 규모의 횡령사고가 터진 바 있다.

이 당시 우리은행은 지정 감사 및 시재 점검을 강화하고 내부통제 혁신방안도 내놓은 바 있다.

임 회장이 지난해 3월 취임한 뒤에도 우리은행에서는 올해 6월 경남 김해 지점서 180억 원대 횡령하는 사건이 드러난 데 이어 이달에는 350억 원 규모의 ‘부적정대출’이 수면 위로 나왔다.

하지만 임 회장은 이 같은 심각한 내부의 ‘도덕적 해이’에도 불구하고 행장이나 부행장 등 CEO급 인사상 책임 조치는 나서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지주 임 회장 비서실을 통해 CEO급 및 임원 대상 인사 단행 조치 여부를 질의했지만 회신하지 않고 ‘묵묵부답’이다.

다만 관련 질문이 우리금융지주 전화교환실을 통해 임 회장 비서실 측에 전달됐고, 이를 비서실 관계자가 임 회장에게 물어봤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우리금융지주 홍보팀 관계자는 같은 질의에 “자신이 답변할 일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한편 임 회장이 긴급 임원 회의를 통해 강조한 ‘환골탈태’가 내부 구성원으로부터 지지를 얻을지는 미지수다.

또 경영진의 신상필벌이 없는 내부 문화 변화의 목소리가 혁신의 원동력이 될지 ‘소리없는 메아리’에 그칠지는 현재로선 파악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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