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연금' 수익률 부진 어쩌나…'연금 고갈' 우려
'4대연금' 수익률 부진 어쩌나…'연금 고갈' 우려
  • 최수아 기자
  • 승인 2011.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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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불확실성에 주식투자서 '빨간불'
적자, 국민 세금으로 충당...'고갈 급속화?'

국내 4대 연금의 운용실적에 '빨간불'이 커졌다. 일반 자산운용사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민연금은 내년에 국외 주식 투자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수익률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게다가 연간 3조원 가량의 국민 세금이 들어가고 있는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은 투자수익률에 대한 우려가 더욱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 소중한 재산인 국내 4대 연금은 지난 8월부터 안정적 자산운용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사실상 실패했다.

롤러코스터 장에서 코스피의 시장수익률을 밑돌았다. 과거 개인과 외국인은 물론 기관 투자자를 압도하던 명성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일반 자산운용사들에 비해서도 부진한 정도다.

27일 각 연기금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과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은 올해 들어 8월 말까지 국내 주식에 직접 투자해 각각 -9.56%, -10.83%의 수익률을 냈다. 9월 말 누적 수익률은 각각 -14.01%, -17.11%로 더욱 나빠졌다.

공무원연금의 누적 수익률은 8월 말 -8.7%, 9월 말 -16.4%였다. 주식 간접투자로 기금을 운용하는 국방부 군인연금은 8월 말 -11.98%, 9월 말 -14.79%였다.

4대 연금의 전체 수익률은 자산운용사들과 비교해 약간 뒤처지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 44개 운용사의 평균 수익률은 8월 말까지 -10.34%, 9월 말까지 -14.39%를 기록했다. 라자드코리아운용(-0.65%), 골드만삭스운용(-3.06%) 등 일부 운용사는 올해 9월 말 누적 수익률(액티브 주식형일반 기준)이 상대적으로 좋았다.

리먼사태 당시에 연기금은 상대적으로 좋은 실적을 거뒀었다. 코스피가 2008년 10월 말에 연초보다 41.33%나 폭락, 자산운용사들은 8월 말 -22.61%에서 9월 말 -3.06%, 10월 말 -40.14%의 수익률을 낸 것과 비교했을 때, 국민연금은 2008년 8월 말 누적 수익률이 -19.36%에서 9월 말 -20.29%, 10월 말 -37.98%를 기록했다. 사학연금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사학연금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여 대형 우량주 중심으로 투자하는 연기금이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시장수익률을 따라가기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민연금은 해외주식 투자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복지부는 지난 24일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해외주식의 목표비중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국내주식과 채권에 편중된 투자자산을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올해 9월 말 국민연금 운용자산 336조7천236억원 중 국외주식 투자비중은 5.36%에 불과하다.

그러나 수익률을 보장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과거 연기금의 국외주식 및 대체투자 성적이 저조한데다 최근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져 오히려 해외주식 투자를 줄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국회예산정책처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국민연금과 사립학교교직원 연금기금의 2006~2010년 해외 위탁운용 주식 평균 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였다.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평균 수익률은 -2.30%로 국내주식 평균 수익률 12.53%를 크게 밑돌았다. 사학연금의 해외주식 평균 수익률(2008~2010년 3년간 자료만 제출)은 -5.33%에 불과 국내 직접운용 주식 수익률 9.57%에 크게 못 미쳤다.

그럼에도 국민연금은 금융부분 중 해외주식 투자비중을 2006년 0.45%에서 2010년 5.6%로 늘렸다. 5년 사이 12.4배로 뛴 것.

국민연금 운용본부 관계자는 "전체적인 비중은 늘려가되 시장 상황에 따라 비중을 조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학연금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외국시장을 계속 연구하고 투자 저변을 넓혀가는 게 옳다. 국내 시장에서 연기금의 비중이 너무 커지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연금의 적자를 국민의 세금으로 메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에만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에 3조원 가까이 투입됐다.

특히 군인연금은 지급액 절반가량이 세금으로 투입되고 있으며,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수익률을 매달 공개하지 않아 투명성마저 문제가 되고 있다.

공무원연금의 경우는 적자 폭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 상태가 좋은 편인 국민연금과 사학연금은 아직 흑자 상태지만 급속한 고령화로 고갈이 앞당겨 질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2060년께 바닥날 전망이지만 고령화로 고갈시기가 앞당겨 질 가능성이 있으며, 2030년 이전에 고갈 될 것으로 보이는 사학연금도 취학아동이 급감하고 교원이 줄어들면 재정이 급속도로 악화될 소지가 다분하다.

윤석명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100세 시대'가 본격화되면 적자 폭이 급격히 확대되고 연금 소진이 빨라질 것이다.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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