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사태에 올해 1분기 국내 기업들의 생산실적이 전반적으로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항공운송 부문의 생산실적이 크게 줄고, 반면 반도체 부문은 증가했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국내 500대 기업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하고 가동률을 공시하는 127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올 1분기 이들 기업의 평균 가동률은 81.4%로 지난해 1분기(85.2%)와 비교해 3.8%p 하락했다. 이는 기업들이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 속에서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생산량 조절에 나섰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적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부문은 항공운송으로 작년보다 35.9% 감소해 전 산업군을 통틀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이어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6.7%, 24.1% 줄었다.
또 생활용품의 생산실적이 21.5% 감소했고 기타설비(-14.9%), 건설기계(-13.9%), 타이어(-12.0%), 자동차부품(-10.5%), 비료(-10.0%) 등도 코로나 등의 여파로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반면 반도체 부문은 작년보다 생산실적이 34.9% 늘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은 생산능력을 작년 1분기 1762억9900만개에서 2774억5000만개로 1년 새 57.4%, SK하이닉스는 5조1048억원에서 5조7343억원으로 12.3% 늘렸다. 두 회사 모두 케파의 100%를 생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별 생산실적을 살펴보면, 타격이 가장 큰 곳은 항공사로 특히 저비용항공사(LCC)의 감소폭이 컸다. 진에어는 전년 동기 대비 54.2% 급감했고, 이어 제주항공(-46.8%)이 2위를 차지했다. 아시아나항공(-33.4%)과 대한항공(-32.7%)도 5·6위였다.
또 (주)한화(산업기계 부분) -37.1%, 두산중공업(원자력BG) -34.1%, LG디스플레이(디스플레이 부문) -28.1%, LG전자(휴대폰 부문) -27.5%, 두산인프라코어(건설기계 부문) -27.4% 등도 감소율 상위권 10위 안에 들었다.
반면 생산실적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세메스 반도체장비 부문으로 가동시간이 6만6900시간에서 올해 14만5065시간으로 116.8% 증가했다. 엘에스아이앤디(권선 부문) 105.7%, (주)한화(방산 부문) 102.1% 등도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어 LG이노텍(광학솔루션 부문) 92.2%, 현대일렉트릭(전기전자 부문) 83.8%, 효성첨단소재(산업자재 부문) 65.5%, 삼성전자(반도체 부문) 57.4%, LG화학(전지 부문) 51.6%, 삼성중공업(조선 부문) 51.1%, 한섬(패션 부문) 44.0% 등 순으로 조사됐다.
CEO스코어 박주근 대표는 “기업들의 1분기 생산실적은 2분기 경영실적을 예측해볼 수 있는 중요 지표”라며 “연초 코로나 팬데믹 여파가 항공·스마트폰·자동차 관련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