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과 경기 부양책 확대 기대 속에 연말 차익 실현 매물이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23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4.32포인트(0.38%) 상승한 30,129.83에 마감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75포인트(0.07%) 오른 3,690.01에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6.80포인트(0.29%) 하락한 12,771.11에 거래를 끝냈다.
S&P500 지수는 4거래일 만에 상승했다. 나스닥은 장중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다우는 장중 277포인트, S&P500은 0.7%까지 오르기도 했다. 스몰캡 러셀 2000 지수는 2020년 들어 13번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채 마감했다. 장 막판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올해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을 챙기려는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몰려 주요 지수는 상승분을 거의 반납했다. 나스닥은 하락 반전했다.
이날 증시는 코로나19 부양책 규모가 더 커지고 백신 보급도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시장을 이끌었지만 장 막판 시세차익 매몰이 쏟아지며 혼조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만 남겨뒀던 코로나19 대응 재정 부양책이 대통령의 수정 요구로 막판 혼란에 휩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트위터를 통해 의회가 가결한 9천억 달러 규모 부양책과 관련해 "정말로 수치"라며 수정을 요구했다.
실제 거부권 위협보다는 불쾌감을 표현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안에 포함된 개인에 대한 현금 지급액을 인당 600달러가 아닌 2천 달러로 상향할 것을 요구했다.
당초 더 큰 규모의 부양책을 추진했던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반색하며 직접 지원금 2천 달러안 추진을 검토하기로 했다. 대통령 요구대로 부양책 규모가 더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가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뒷받침했다.
미국이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1억회분을 추가로 내년 7월 말까지 공급받기로 했다.
지난 14일부터 접종을 시작한 미국은 100만회분 접종을 완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1일 접종을 시작한 모이자의 백신은 집계에서 빠진 것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가 크리스마스 이전에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현지언론 더선에 따르면 브렉시트 합의가 이르면 23일 혹은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이뤄질 수 있다.
코로나19가 변이로 확산되면서 공포가 쏟아지고 있다. 영국과 남아공에서 전파력이 기존보다 훨씬 강한 코로나19 변종이 확인됐다. 특히 남아공에서 발견된 변이는 백신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왔다.
미국에서도 봉쇄지역이 나왔다. 뉴욕시를 방문하는 모든 여행객은 반드시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23일(현지시간) “뉴욕시에 오는 모든 국제 방문객이 자가격리 명령서를 받게 된다”고 밝혔다.
뉴욕시 공항에 도착한 모든 국제선 탑승객은 주소와 연락처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자택 혹은 호텔로 뉴욕시 보건부가 발송한 자가격리 명령서를 등기우편으로 받게 된다.
특히 영국에서 온 방문자는 보안관실 소속 경관들이 호텔 또는 자택을 방문해 격리 명령을 따르고 있는지를 확인받도록 했다. 격리 명령 위반이 적발되면 하루 1천달러(약 111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11월 개인소비지출(PCE)은 전월 대비 0.4%(계절조정치) 줄었다. 지난 4월 이후 첫 감소세지만, 전문가 예상치에는 부합했다. 미국 가계의 소비지출은 미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성장동력이다.
개인소득(세후 기준) 역시 1.1% 감소했다. 월가 예상 0.3% 감소보다 훨씬 큰 폭 줄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PCE 가격지수와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변화가 없었다.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실업 대란 우려를 다시 키웠던 실업보험청구자 수는 3주 만에 감소했다. 80만 명대 초반으로 후퇴했다.
지난 19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는 전주보다 8만9천 명 감소한 80만3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 전문가 예상치 88만8천 명보다 적었으며 전주 3개월 이내 최고치에서 다시 감소세를 보였다.
11월 미국의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 제품) 수주는 전월 대비 0.9% 증가했다. 10월의 1.8% 증가, 9월의 2.1%와 비교해서는 증가 폭이 다소 줄었지만, 0.5% 증가를 내다봤던 시장 눈높이를 상회했다.
12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최종치는 80.7로, 전월 확정치인 76.9에서 상승했다. 다만 이달 중순에 발표된 예비치인 81.4, 시장 전망치인 81.0은 하회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3.7% 하락한 24.23을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사흘 만에 2% 넘게 급등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 2월 인도분 선물은 전장 대비 1.10달러(2.3%) 뛴 배럴당 48.12달러를 기록했다. 북해 브렌트유 2월물도 1.12달러(2.2%) 올라 배럴당 51.20달러를 나타냈다.
국제 금값은 약달러에 힘입어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0.4%(7.80달러) 오른 1878.1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