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증권_ 조나단 기자] 2년 만에 재연으로 돌아온 뮤지컬 <웨스턴 스토리>가 마지막 공연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공연 제작사 뉴프로덕션의 창작 뮤지컬 <웨스턴 스토리>는 성종완 작가와 김은영 작곡가, 홍유선 안무감독이 의기투합해 만든 작품으로 모험, 무법지대, 총잡이, 보안관 등으로 대표되는 미국 서부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카우보이 활극이 가미된 정통 코미디와 무대 배경 상단을 영화관의 스크린처럼 활용하는 등 소극장의 공간적 한계를 극복해 눈길을 끌었다.
뮤지컬 <웨스턴 스토리>는 저마다의 사연과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에 놓인 술집 '다이아몬드 살롱'으로 모여들고, 각자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결투를 벌이는 과정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본지는 '다이아몬드 살롱'의 주인이자 이 모든 일을 계획한 '제인 존슨' 역에 조영화를 만나 이번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조영화 배우와의 일문일답으로 공연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한편, 뮤지컬 <웨스턴 스토리> 오는 6월 9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된다.

Q. 반갑다. 시작에 앞서 인사와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조영화 안녕하세요. 뮤지컬 <웨스턴 스토리>에서 살롱 영업 종료를 앞둔.. 제인 존슨 역에 배우 조영화입니다.
Q. 뮤지컬 <웨스턴 스토리>, 원래 알고 있던 작품일까? 초연을 봤다거나 들어본 적은?
조영화 초연을 보진 못했지만 너무 재밌는 극이라고 익히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Q. 연습실 분위기가 좋았을 것 같은데, 사실 벌써 4~5개월 전이라 기억이 안날 수도 있지만 어땠는지 기억에 남는 부분들만 이야기해 줄 수 있나.
조영화 정말 정말 정말 좋았어요. 특별한 하루를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매 연습, 장면 나갈 때마다 즐거웠답니다. 그중 기억에 남는 건, 저희가 지금은 무대 위에서 진짜 서부 최고의 총잡이들답게 총을 다 잘 돌리고 있지만 사실 정말 틈날 때마다 돌리는 연습을 했거든요.
다들 출근하면 총부터 돌리고... 하물며 저는 너무 못 돌려서 저는 총 돌리는 거 안 하겠다고 말했을 정도예요. 지금 해낸 걸 보니 역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총 얘기를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는데요. 지금도 가끔 무대에서 총이 박살 날 때가 한 번씩 있는데 연습실에서 영미 언니였었나, 조세핀이 "서부의 총잡이들답게!" 하고 멋있게 총을 딱 꺼냈는데 총대가 대롱 하고 떨어져서 달랑거려서 정말 웃겼던 기억이 있습니다.(웃음)
Q. 앞서 주다온 배우나 김지철, 최호승 배우 등 같은 작품을 했던 배우들이 이번 작품도 함께 하게 됐다. 대부분 새로운 캐스팅으로 돌아와서 부담감 같은 건 없었을 것 같은데, 어떤가.
조영화 우선 다온이랑은 <문스토리>라는 작품을 함께 하면서 노래 실력에 정말 감탄을 많이 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함께 하면서 보고 배워야겠단 생각을 했고, 지철, 호승 배우님들과는 제 입봉작을 함께 했었어서 사실 부담이 있었어요. 제가 막공날 편지를 다 썼었는데 그때 제가 꼭 열심히 해서 다시 같이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그때 만나면 지금보다 더 발전해 있겠다고 적었었거든요.
근데 그 약속을 제가 지킬 수 있을까. 영광스럽게 한 무대에 서게 되었지만 혹시나 그때보다 나아지지 않았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처음에 리딩하고 장면 잡을 때 긴장했던 기억이 있네요. 하지만 오빠들이 너무 잘하고 있다고 같이 또 함께해서 기쁘다 해줘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요.
Q. 맡은 역할 제인 존슨 역을 소개해 보자면?
조영화 서부를 떠나 동부, 뉴욕에 가서 기깔나는 20대를 보내고 싶은 꿈과 열정이 가득한 20살이랍니다.
Q. 같은 배역에 주다온, 전민지 배우가 캐스팅됐다. 다 동갑내기 친구들이라고 들었는데 편했을 것 같다.
조영화 다온이와 민지랑은 <문스토리>라는 작품을 하면서 이미 많이 친해져서 연습 내내 정말 잘 지냈어요. 수다도 많이 떨고 고민도 서로 나누고. 그래서 정말 편했고 행복했습니다!
Q. 서로 보고 배운 부분들도 있었을 것 같은데, 영화 배우가 바라본 주다온 배우의 제인 존슨, 전민지 배우의 제인 존슨은 어떤 느낌의 제인이었나.
조영화 일단 제가 볼 때 다온이는 그냥 제인 존슨 그 자체였어요. 그래서 정말 많이 부러웠답니다. 뭘 하려고 하지 않아도 능청스럽고 재치 있고 발랄한 20살 제인존슨 이었어서 다온이의 그런 능청스러움을 보고 많이 배운 거 같아요. 어디 내놔도 굶어죽지 않을 제인인 것 같아요.
다온이도 그렇지만 민지도 얼굴이 작고 팔다리가 길어서 무대 위에서 조금만 움직여도 무대를 장악하는 아우라가 있어서 제인 중 가장 단신인 저는 늘 그들이 부러웠고 민지는 목소리에서 주는 에너지가 강해서 어디 내놔도 기죽지 않고 어딜 가도 그 무리에서 리더가 돼서 다 휩쓸고 다닐 제인이었어요.
Q. 그럼 내가 연기하는 제인은 어떤 느낌인 것 같나.
조영화 사실 모르겠어요. 제가 팀 내에서 가장 작아서 함께 하는 선배 언니 오빠들에게 지지 않으려고, (에너지도) 작아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거 같아요. 연기나 노래나 에너지나 동작이나 전부요.(웃음)

Q. 제인 존슨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 혹은 신경을 썼지만 본 공연을 하면서 이제는 쉬워졌다, 그래도 여유가 생겼다 하는 부분이 있을까.
조영화 처음엔 제인 존슨이 가지고 있는 욕망만 생각했어요. 근데 그 욕망에 조영화가 들어가 있더라고요. 실수하지 않겠다는 마음, 잘하려는 마음이요. 그래서 연습할 땐 거의 독기만 가득한 제인이었는데 그걸 깨닫고 나니 욕망 이전에 제인의 본체가 있고 욕망 그 이후에 제인의 성장이 자연스레 생기더라고요.
Q. 일각에선 매회 새로운 공연을 하고 있다는 평도 있던데,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나.
조영화 항상 즐거워요! 하나의 공연인데 다양한 공연을 하는 기분이랄까요?
Q. 체력을 챙기는 혹은 공연 전 준비하는 루틴이나 조심하려고 하는 부분이 있을까.
조영화 공연 기간에는 술을 먹지 않고 공연 전 날에는 야식도 먹지 않습니다.
Q. 앞서 참여했던 두 작품, <인터뷰>나 <문스토리>에 비해서 이번 작품은 선배들이 다수 참여하기도 했지만, 공연에서 풀어낼 수 있는 어떤 자유로움이 있다 보니 애드리브가 많다고 하던데, 배우로서도 도움 아닌 도움이 됐을 것 같다.
조영화 정말 정말 정말 많은 도움이 됐어요. 제가 약간 알파고 기질이 있어서 입력값 이외에는 뚝딱 거리는 편이라 정말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연습 때는 애드리브가 거의 없었고, 다들 대본에 충실해서 연습했었거든요. 그래서 공연 시작하고 초반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함께하는 언니 오빠들 눈 보고 귀 열고 듣다 보니 어느새 적응해서 저도 함께 융화되고 있더라고요. 저도 몰랐던 저를 알게 됐고 발전하게 된 거 같아요. "나에게도 순발력이라는 게 있구나..." 하면서 말이죠.

Q. 상대 배역 '빌리 후커' 역의 박규원, 김지철, 정욱진 배우 다들 남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을 것 같은데, 어떤 색깔이나 사물로 비유를 해보자면?
조영화 일단 지철 배우님이 연기하는 빌리 후커는 '하트초'요. 복수는 그저 해야 하는 것일 뿐 본체는 순수한 로맨티시스트 같달까요. 이어서 규원 배우님은 보더콜리 같아요. 보더콜리가 에너지가 진짜 넘치는 종인데 오빠가 무대 위에서 에너지가 장난 아니거든요. 마지막으로 욱진 배우님은 카멜레온이요. 진짜 적재적소라는 말이 딱 맞아떨어진달까요? 다양한 부부사기단 연기를 해주십니다.
Q. 다 놓쳐도 이 장면, 이 넘버는 꼭 들어야 한다하는 장면이나 넘버는?
조영화 전 오프닝이요. 오프닝을 보면 공연장에서 밖으로 나갈 수 없으실 거거든요. 더 보고 싶어서요.(웃음)
Q. 최근 공연을 하면서 가장 울림 있게 다가온 대사나 가사가 있을까.
조영화 요즘 공연하면서 다가왔다 하는 건 마지막 편지 장면 중 "이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 했어. 내가 생각했던 거 보다 사람들이 훨씬 더 서부극을 좋아하더라고"라는 대사가 있어요. 요즘 무대 위에서 이 대사를 들으면 진짜 정말 저희의 이야기 같아서 너무 와닿더라고요. 이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을 줄 몰랐는데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Q. 공연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및 사건사고는?
조영화 와이어트 오라버니들이 수염을 아무리 잘 붙여도 오빠들의 열정 때문에 땀이 초반부터 흐르거든요. 그래서 1막 후반에 가면 떨어지는 때가 있는데 호승 배우님이 공연 후반 즈음엔 언제 떨어질지 모르니 매 공연마다 마스카라를 챙겼었어요. 근데 딱 저랑 공연하는 날 떨어져서 마스카라로 수염을 그렸거든요. 그걸 본 순간 정말 무대 위에서 웃음을 참지 못했는데 앞으로도 평생 기억에 남을 거 같아요. (이거 완전 럭키비키자나~)
Q. 우리 작품을 관통하는 단어나 메시지, 문장이 있다면?
조영화 나도 내 삶의 주인공!
Q. 우리 작품, 뮤지컬 <웨스턴 스토리>를 보러 올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
조영화 이 인터뷰가 공개되었을 때도 웨스턴 스토리가 계속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언제든 다시 돌아올 웨스턴이기에!! 삶이 지칠 때 오셔서 많이 많이 웃고 가세요!

Q. 배우가 돼야겠다고 마음먹은 계기가 있나.
조영화 노래를 오래 했는데 뮤지컬 <위키드>를 보고 막연하게 뮤지컬을 해보고 싶단 생각에 하게 되었습니다.
Q. 이래서 배우가 된 것 같다. 배우가 되기를 잘했다고 느꼈을 때는?
조영화 커튼콜 때인 거 같아요. 극이 끝나고 전체 조명이 켜지고 제 삶에서 나와서 관객 여러분들과 눈을 마주하고 박수를 받을 때 벅차오르는 무언가가 있거든요. 그때마다 "아, 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Q. 지금 나의 삶에 있어서 모토.
조영화 "하면 된다."요. 매 순간 저는 도전하고 있고, 산을 오르고 있거든요. 안될 것만 같고 불가능할 거 같아도 결국 하면 되더라고요.
Q. 지금 나에게 꿈이 있다면?
조영화 크고 거창한 꿈은 없는 거 같아요. 그냥 하고 싶은 일 아프지 않고 오래 하는 것.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는 것인 것 같습니다.
Q. 쉬는 날 무얼 하며 보낼까. 취미 활동하는 게 있을까.
조영화 저는 집순이라 쉬는 날 집에만 있습니다. 작품 안 할 땐 드럼을 배웠었어요! 재밌더라고요.

Q. 좋아하는 노래나 장르.
조영화 인디밴드, 서정적인 노래를 좋아해요. 잔잔하고 가사를 집중해서 듣는 편입니다. 최유리 노래 다 좋아해요.
Q. 연극이나 뮤지컬, 영화나 드라마 등 매체 장르에 벽이 허물어지고 있는데 해보고 싶은 작품이나 장르가 있을까. 아니면 최근에 가장 재밌게 봤던 매체 장르도 좋고 추천해 줄 수 있으면 추천해도 좋다.
조영화 저는 제 나이 때에, 젊을 때 할 수 있는 걸 많이 해보고 싶어요. 청춘물 해보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나만 알고 싶은 맛집, 대학로 추천 맛집이 있다면?
조영화 서울바당.. 술집이지만... 요기 알찜이 정말 맛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