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시장 호전될 기미 없어…투자계획 전면 수정·중단
LG디스플레이(권영수 대표)가 끊임없이 추락하고 있다. 3분기 사상 최대로 5000억 가까운 규모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4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의 극심한 침체에 환평가손실까지 겹친 탓이다. 업계는 충격을 받았지만, 주식 시장은 덤덤한 장세를 유지했다. 20일 주가는 0.22% 하락했지만, 21일에는 0.41% 소폭 상승했다. 시장이 작은 폭으로 움직인 것은 4분기 상승여력이 충분해서 일까. LG디스플레이에 관한 향후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빌딩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올해 3분기 매출 6조2687억원, 영업손실 4921억원의 실적을 냈다고 밝혔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매출 6조6976억원, 영업이익 1821억원)보다 매출이 6.4% 감소했다. 전분기(매출 6조471억원, 영업손실 483억원)와 비교하면 매출은 3.7%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은 10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당기순손실도 6875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글로벌 경기 침체 및 수요의 불확실성으로 완제품 업체들의 보수적인 재고 정책이 지속되면서 패널 가격의 하락세가 이어졌고 분기 말의 급격한 환율 변동으로 환평가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환평가손실 등 비경상 요인을 제외한 실질적인 영업손실은 약 2600억원이라고 덧붙였다.
제품별로는 필름패턴 편광안경(FPR) 3D, 스마트폰, 태블릿PC용 IPS 패널 등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을 높여 출하량(면적 기준)이 810만㎡로 2분기보다 9% 늘었다고 회사는 밝혔다.
매출액을 기준으로 패널 제품별 판매 비중은 TV용 47%, 모니터용 19%, 노트북PC용 14%, 스마트북용 11%, 모바일용 9%이다.
이에 LG디스플레이의 권영수 사장은 “시장점유율, 원가경쟁력 및 제품 우수성 측면에서 경쟁사들보다 차별화된 역량을 구축해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경영 환경에도 비교적 선전했다. 하지만 환율이 급변하면서 외화 부채와 외화 선수금 등에 대한 환평가손실이 생겨 재무제표상 영업손실의 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3분기 LCD시장에 악재
3분기 LCD시장은 영업환경이 가장 안 좋았던 시기이다.
▲유럽과 중국 LCD TV 수요가 크게 저조하면서 7~8월 패널 출하량이 부진했고, ▲TV패널수요 부진이 3D TV 가격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특수 패널인 3D FPR패널의 가격하락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또 ▲ iPAD3 출시예정으로 인해 특수 패널인 iPAD2용 IPS패널의 수요와 가격이 모두 약세를 보였다.
이 때문에 3분기에는 일반 패널보다 특수 패널의 가격하락 폭이 더 컸던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원가 측면에서도 시장은 나아지지 못했다.
재고조정과 기준 재고일수 변경이 동시에 진행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가동률은 70% 초중반까지 하락했고, 고정비 부담을 가중시킨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엇갈리는 LGD 전망
LG디스플레이에 대한 향후 전망은 다소 엇갈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대신증권 강정원 연구원은 4분기 적자 폭이 크게 감소될 것으로 추정했다. 특수 패널인 3D FPR TV패널과 iPAD3패널 등 IPS패널 비중이 확대되면서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10월 중국의 건국 기념일인 국경절이 있기 때문이다.
강 연구원은 “국경절에 중국 LCD TV 판매가 예상을 크게 상회하면서 재고소진이 무리없이 진행됐다. 또 2012년 1월에는 중국의 원단과 춘절이 함께 있어 12월 중순까지 중국향 TV 패널수요가 강세를 보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2011년 하반기와 2012년 대부분 국가의 아날로그방송 종료가 예정됐다는 점도 긍정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강 연구원은 4분기 매출액은 6조8300억원, 영업손실은 660억원으로 적자폭이 감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이투자증권의 남대종 연구원도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에서 3D TV 비중이 57%의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미국과 유럽에서의 비중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 연구원은 이어서 “3D FPR TV는 LG디스플레이만의 차별화된 제품이다. 이로 인해 상대적인 경쟁 우위가 유지되고 있는데, 수익률 확보와 개선을 위한 주요 전략이다”라고 덧붙였다.
반면에 우리투자증권 박영주 연구원은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TV수요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예정된 올림픽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지만 LCD패널 수요가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 이후에 소규모로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10월 전 세계 LCD 패널업체들의 평균 가동률이 70% 중반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는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또 “4분기 영업 실적은 추가적으로 가격이 하락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소폭 출하량 증가를 바탕으로 적자폭 축소에는 성공할 것이다. 물론 적자 기조는 이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순수 영업적자는 1000억원 가량 예상되며, 유사한 규모의 외화환산이익을 가정할 경우 소폭(115억원)의 적자를 시현할 것으로 전망했다.
LGD 투자 ‘전면 중단’
업황이 호전될 기미가 없자 LG디스플레이는 계획했던 투자를 전면 중단했다.
20일 정호영 부사장은 “올 연말과 내년 1분기에 진행하는 파주 P9 LCD 공장 투자 이후에는 신규 투자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기존에 진행했던 보완투자 외에는 LCD부문의 투자를 모두 중지하겠다는 이야기다.
LG디스플레이는 현금흐름 관리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진행된 투자에 대한 현금지급은 2012년 상반기에 마무리한다고 발표했다. 또 제품과 사업부문을 차별화 전략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