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악플러’에 뽑아든 단죄의 칼
연예계, ‘악플러’에 뽑아든 단죄의 칼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4.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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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라” 악플에 “제가 죽었으면 좋겠군요” 댓글 남겨
▲ 수지

연예인에게 악성 댓글은 ‘시계와 추’처럼 함께 가는 것일까. 온갖 루머와 악플을 받아내는 일은 이제 그들에겐 거의 정해진 업무다. ‘연예인이라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지’라는 시선이 도처에 깔려있어 고소도 쉽지 않다. 과거 미온적 대응과 달리 적극 대처하는 연예인도 늘어나고 있지만, 가벼운 처벌과 죄의식 부족 탓에 관련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그룹 미쓰에이의 수지는 자신에게 악담을 남긴 악플러에 참다 못한 댓글을 달았다. JYP 측은 악플러에 강경 대응할 것임을 밝혔다

“교통사고 당해라”

JYP엔터테인먼트가 '미쓰에이' 멤버 수지(21)에 대해 악성 댓글(악플)을 단 네티즌을 고소했다.

JYP 측은 지난 11일 수지를 끊임없이 괴롭힌 악플러를 찾아달아는 내용의 고소장을 회사 법무팀을 통해 서울 강남경찰서 사이버수사대에 접수했다.

해당 악플러는 올해 초부터 트위터를 통해 “재수 없는 인간아. 교통사고 나서 죽어버렸음”, “연예계에서 추방되라. 교통사고 나서 죽어버려”라는 등 입에 담기 힘든 악담을 보냈다.

이에 수지는 지난 9일 이 악플러의 글에 "제가 죽었으면 좋겠군요"라고 씁쓸한 글을 남겼다. 수지의 글은 곧 삭제됐다.

해당 악플러는 지난 3월부터 지속적으로 수지에게 악플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JYP 측은 한 매체를 통해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무차별적인 행동, 허위사실 유포나 공갈협박 등에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다. 곧 사내 법무팀에서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며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그냥 넘어가진 않겠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상에서 수지가 괴롭힘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수지는 성희롱 발언을 일삼는 악플러들에게 꾸준히 시달려온 바 있다. 지난해 12월 논란이 된 한 악플러는 수지의 입간판을 눕혀놓고 음란행위를 연상케하는 사진을 찍어 올렸다. 그리고 그 사진을 수지에게 트위터 멘션으로 전송하는 등의 행태를 부렸다.

“내가 직접 당했다”

데뷔를 앞둔 아이돌에게도 총알은 날아온다. 데뷔를 앞둔 걸그룹 러블리즈의 멤버 서지수의 루머와 관련해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도 10일 오후 서울 마포 경찰서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9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지수와 관련된 충격적인 게시물들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피해자를 자처하는 이들은 “동성애자인 서지수가 자신의 알몸 사진을 유포하고 성희롱을 일삼았다”며 “서지수가 자신과의 성관계 장면을 찍은 영상을 직장에 퍼트려 회사도 그만두고 자살까지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서지수와 친분을 증명하겠다며 증거 사진까지 공개했다.

하지만 서지수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 측은 “서지수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과거 서지수의 지인으로, 한 사람이 멀티로 이 일을 제보해 여론몰이를 했다”고 밝히며 “현재 올리고 있는 사진들은 지인이라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카카오톡 프로필이나 SNS의 사진들이었지 둘만이 나누었던 사진도 아닐뿐더러, 정확한 피해 사진이나 피해 증거가 단 한 장도 없었다”고 단언했다.

이어 소속사는 “서지수의 잘못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법적인 모든 책임을 지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11일 인터넷에 공개된 음성 파일에 대해서는 “친구들끼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느냐, 친한 사이에서 욕도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인데 이런 것들을 악의적으로 편집해서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울림엔터테인먼트 측은 12일 러블리즈 쇼케이스를 앞두고 서지수의 모든 활동을 잠정 유보했다. 정신적인 충격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진 서지수는 현재 입원 치료 중이다.

이번 루머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마포경찰서는 루머를 유포하는 네티즌 신원 확보를 위해 12일 입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LTE급 루머 생성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에 따르면 비방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게재해 명예훼손을 하면 7년 이하의 징역,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다. 사이버 폭력 피해를 당한 연예인들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법적 대응 밖에 없다. 그러나 악플을 단 네티즌들에게 통상 벌금형에 그치는 가벼운 처벌만 내려지는 것이 문제다. 게다가 연예인들이 선처해주는 경우가 많아 이를 악용한 악플러들이 사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경한 법적 대응도 늘고 있다. 인터넷과 SNS가 발달하면서 악플과 루머의 수위가 높아졌고 초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소문이 일파만파로 뻗어나가 기정사실화 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전 프로게이머 임요환과 결혼한 배우 김가연은 자신의 딸을 둘러싼 악플러 90여 명을 고소했다. 김가연은 집에 악플러 단속 전용 컴퓨터를 따로 두고 있다. 욕설의 수위는 해당 사건을 맡은 검사가 차마 직접 읽지도 못할 정도로 원색적이라고 전해진다. 김가연은 외국에 있어 안심하고 있는 악플러들에게 ‘인천공항 통과하는데서 잡힌다는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또 배우 박해진은 최근 악플러들과 연탄 봉사활동을 벌이는 독특한 방식을 취해 화제가 됐다. 앞서 박해진은 자신에게 악성댓글을 남긴 악플러 30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이후 봉사활동을 조건으로 반성문을 쓰고 선처를 호소한 일부에 대해 고소를 취하했다.

박해진은 이에 관해 "만나서 잘 해결된다면 앞으로 이런 일들로 고통받는 연예인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악플러와 봉사활동을 하기로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악성 댓글에 시달리던 연예인들이 대인기피증이나 공황장애,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다 자살에 이르는 사건은 해마다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연예인의 인권을 향한 대중의 의식은 변함이 없다. 또다시 불거진 이번 사태와 대응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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