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증권 외상으로 살 수 있나
브릿지증권 외상으로 살 수 있나
  • 공도윤 기자
  • 승인 2005.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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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투자證, BIH와 LBO방식 인수 협의 중


리딩투자증권(이하 리딩증권)이 자신보다 덩치가 큰 브릿지증권 인수를 위해 브릿지증권 대주주인 브리지인베스트먼트홀딩스(BIH)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BIH와 리딩투자증권은 지난달 12월 29일부터 브릿지증권 보유지분 77.5% 매각과 관련해 45일간 배타적 협상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안토니 버틀러 브릿지증권 사장은 지난주 출장을 마치고 17일부터 출근을 시작, 리딩증권 박대혁 사장과 오는 20일 전후로 구체적인 매각 내용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귀추가 주목되는 것은 버틀러사장과 박대석사장 간에 LBO(Leveraged Buy Out)방식의 매각 여부다. 리딩증권은 브릿지증권 인수를 통해 ‘투자은행으로 거듭나겠다’며 강한 인수 의사를 표하고 있다. 그러나 자본금 231억원에 불과한 리딩증권이 자기자본 2000억원에 달하는 브릿지증권을 인수하는 것은 쥐가 고양이를 잡아먹는 격. 이에 리딩증권은 LBO방식의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


박대혁사장은 지난 10일, 한 인터넷신문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금융기관이나 투자자에게서 자금을 빌려 회사를 매입한 후 회사 자산으로 갚거나, 일단 외상으로 회사를 매입한 후 역시 회사 자산으로 대금을 지불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말 그대로 외상으로 브릿지증권을 사서, 브릿지증권 자산으로 매입대금을 주겠다는 말이다.


박 사장은 브릿지증권을 매각 한 후 현재 2000억원 수준인 브릿지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를 절반으로 줄여 ROE를 2배 정도 올릴 계획이다. 과거 BIH가 브릿지증권을 인수합병 후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유상감자와 비슷한 방식으로 자본효율성을 높이고 매각대금을 지불하겠다는 뜻이다. 2003년 6월과 2004년 6월경, 브릿지증권은 유상감자를 통해 자기자본 규모를 줄이며 구조조정을 명목으로 대대적으로 인원을 줄였다. 버틀러 사장 취임후 BIH의 유상감자가 시작되며 2년 사이 820명에 달했던 직원이 240명으로 줄고, 전국 지점수도 40개에서 10개로 줄었다. 2004년 비슷한 시기, 브릿지증권 을지로 사옥도 GE캐피탈에 팔렸다.
박 사장 역시 “브릿지증권을 인수하면 임원실을 줄이고, 관리직 직원을 영업직으로 보내는 등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들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하며 ‘인원감축이 있을 것’이란 속내를 드러냈다.


브릿지증권 직원들은 “합법적인 절차로 회사가 정상화 되면 브릿지증권은 50년의 리테일영업 노하우와 탄탄한 전산시스템 등을 바탕으로 수익성 높은 회사를 만들 수 있다”며 “부디 투기자본의 자본이득을 노린 M&A가 차단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LBO방식의 인수조건을 허용하는가 이다. 전문가들은 LBO식 인수방식은 ‘한국금융질서를 파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감원이 신중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리딩투자증권이 브릿지증권을 인수할 능력이 있는지 향후 뚜렷한 사업계획을 갖고 있는지 면밀히 따져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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